보보의 뉴스노트,
오늘은 데이비드 브룩스의 뉴욕타임즈 사설입니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인간의 품격], [소셜애니멀], [보보스]와 같은 사회문화 현상에 관한 책을 쓴 뉴욕타임즈의 대표 저널리스트입니다. (저는 [인간의 품격]을 읽었는데, 여전히 저의 인생 책 중 하나랍니다.)
저도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입장에서 평소에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하는데,
이렇게 정확하게, 강력하게 대신 이야기해주는 글을 만나니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글은 자녀를 둔 모든 부모님들이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안전제일주의'의 물결이 미국을 뒤덮었다. 그렉 루키아노프와 조나단 하이트가 그들의 책 "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에서 이야기한 이 정신은 당신을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당신을 약하게 만든다는 정신이다. '안전제일주의'의 목표는 자녀들이 마주할지도 모를 모든 스트레스와 고난을 제거하여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껏 과잉보호 양육방식을 보아왔다. 부모들은 자녀가 위험한 일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이유로 야외 자율활동을 축소한다. 케이트 줄리안이 The Atlantic지에 기고한 "불안한 아이와 현대 양육법의 위기"에서처럼 부모들은 자녀의 두려움을 더욱 많이 수용해주는 경향이 있다. 9살 아이가 혼자있는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화장실에 함께 가준다거나 다른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먹지 않을 것 같아서 자녀만 특별한 음식을 준비해주는 것 등이 그런 방식이다.
학교에서는 운동장에서 하는 피구를 금지시키고 성적을 부풀린다. 2005년 이후로 부유한 지역 고등학교의 G.P.A 평균이 2.75에서 3.0으로 상승했고 이제는 그 누구나 좋은 성적을 받는 것처럼 되어버렸다.
이것은 재앙이다. 이런 과잉보호 충동은 사람들을 두려움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한다. 부모의 과잉보호는 자식들이 삶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 밖에 없는 두려움에 맞설 준비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 자살율은 증가하고 특히 소녀들의 우울증이 심해졌다. 줄리안이 지적하듯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항불안제인 재낵스나 바륨과 같은 약을 처방받는다.
하지만 미국 사회에서 이러한 과잉보호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한 섹터가 있다. 바로 메디컬 트레이닝 과정이다. 이는 학부과정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학문 분야가 학생들에게 'A'를 남발하는데 반해서 과학 분야는 배움의 영역을 '마스터'할 것을 요구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영문학부의 평균 GPA가 3.3 이상인데 반해 화학 수업의 GPA는 2.78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학문 분야들이 학생들에게 너그러워지고 있는데 반해서 과학분야는 (잘못에 대해) 엄격한 자세를 유지한다. 60%에 달하는 의예과 학생들이 중간에 탈락하여 전공의가 되지 못한다.
의과대학 과정은 본질적으로 어렵고 가끔씩은 요구되는 수준보다 훨씬 더 고되기도 하다. 하지만 이 과정은 의사가 되고자하는 학생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고도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누군가가 당신을 깨워 한 밤중에 일어나더라도 그 상황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거기에 엄청난 가치가 있죠." 위스콘신 의학대학의 의학교육혁신협회장인 아디나 루바 칼렛은 말합니다.
의과대학은 직업적으로 요구되는 마음가짐도 주입시키는데 이는 수천년을 이어온 전통이다. "의사들은 불을 피하지 않고 그 속으로 뛰어들라고 배웁니다. 요즘 젊은 의사들은 '진짜 무섭긴 한데, 그래도 어쨌든 뛰어들게요.'라고 자유롭게 말하죠. 그것이 바로 용기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팀입니다."
불구덩이에 뛰어들 만한 상황이 항상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나타나는 직업적인 이상은 명확하다. "당신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지라도 환자와 함께 어둠 속을 지킵니다. 그 곳에 함께 있죠."
의학도들은 으스대는 자세를 버리고 더욱 인간적인 사람이 되도록, 환자의 몸 상태에 치중하기 보다 그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만 봐도 그들의 강도높은 훈련의 장점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주 타임즈 매거진은 응급실 의사인 Helen Ouyang의 일기를 공개했다. 이 재난의 한 가운데에서 그녀와 함께 응급실에 들어가는 것은 다른 세계로 발을 내딛는 것과 같다.
넘쳐나는 환자들 속에서 정상적인 병원의 절차는 모두 붕괴된다. 한 남자가 옆에 보호자도 없이 의자에 앉은 채로 죽음을 맞이한다. 베테랑 의사는 아무도 꺾을 수 없는 그의 힘이 모두 빼앗긴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Ouyang의 일기의 주된 내용은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더이상 안전하게 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감염을 피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죽음, 그리고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사방에 퍼져있다. 바이러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손에 넣는 것처럼 보인다. "환자들을 구하기위해 정신무장을 하고 전력을 다합니다. 그리고 이런 결심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그들의 숨이 멎는 것을 봅니다. 그들은 외로워요." 마스크를 너무 오래 끼고있어서 그녀의 얼굴에는 자국이 남아버렸지만 그래도 그녀는 응급실로 돌아간다.
이 곳에서 자부심을 찾아볼 수는 없다. 인내심만이 있을 뿐이다. 1931년 알버트 슈와이처 박사의 회고록이 생각난다. 아프리카 정글에 있는 그의 병원에서 일할 의사를 구할 때 그는 무언가 대단하고 영웅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절대 뽑지 않았다. 끝까지 함께 일할 의사들은 그들이 하는 일이 마치 설거지처럼 평범하면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어떤 행동으로 영웅이 될 수는 없습니다. 포기와 고통을 견뎌내는 것이 진정한 영웅이죠."
'완벽함이란 행동이 아닌 습관이다'라는 격언도 생각난다. 끈기는 저절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다. 끈기는 행하도록 훈련받은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것은 훈련을 곧 고난으로 느낀 사람들에게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과정에서 고난을 수용하고 이를 헤쳐나가는 자세를 배운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나는 지금의 시기가 전 연령대의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우리들의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길 바란다. 나는 지금의 이 사태가 모든 사람들이 최고로 여기는 '안전제일주의'을 떨쳐버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바이러스는 우리에게 고난이란 우리의 존재, 그 자체에 아로새겨진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어린 자녀를, 학생을 교육하는 것은 그들이 고난을 헤쳐나가고, 고통을 견뎌내고 그 잔해로부터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을 바꾸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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